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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돈내산] 유모차 구구절절 - 잉글레시나 일렉타 사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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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lesina Electa Soho Blu color

 
 
2022년 4월, 계획에 없던 둘째가 태어났다.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는 첫째와는 43개월 차이가 난다. 
등하원을 도와줄 사람이 없는 관계로, 둘째는 신생아기를 벗어나자마자 외출을 해야 하는 운명이었다.
그리고 우리집에는 유아차-유모차-스트롤러가 한 대 있었는데, 
첫째 때 물려받아서 잠깐 쓰던 R사의 스핀(디럭스)을 6개월 만에 내다버리고 장만한 휴대용급 절충형 S크 롤리팝이었다.
그 유모차는 당시 우리나라에서 슬슬 인기를 얻어가던 B사의 절충형 모델이 생각나게 하는 디자인으로, 꽤 예뻤다.
(지금은 조금 더 가볍게 리뉴얼해서 뉴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아무튼 중요한 것은 그 유모차는 이제 갓 한 달을 넘긴 신생아를 태우고 돌아다니기에는 약간 불안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나는 고민했다.
아예 새로운 유모차를 살 것인가, 아니면 디럭스를 중고로 사서 태우다가, 아기가 좀 크면 처분하고 가지고 있던 걸 쓸 것인가.
여기서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다. 
나는 일명 ㅂㄱㅂ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첫만남이용권(출생시 나라에서 주는 200만원)을 고스란히 유모차 값으로 지출할 계획도 세웠더랬다. 
그런데 여러가지 이유로 불발되었다. 아기 아빠의 탐탁잖은 반응도 한몫했지만 일단,
 
1. 집이 좁다 
2. 좁은 현관
3. 배시넷 상태에서는 접히지 않음 - 보관의 어려움
(결국 전부 같은 맥락임)
 
아무리 좋은 유모차인들, 세워 둘 공간이 없으면 어떡함... 
그래서 나는 눈물을 머금고 여우3 모델을 포기하고, 폴딩이 잘 되는 모델을 몇 가지 검색했는데 그러던 중 2022년 새로운 모델의 출시 소식을 듣게 된다.
 
 

이미지 출처 : https://www.inglesina.kr/product/electa-stroller/

 
 
잉글레시나의 절충형 모델 일렉타Electa
큰 바퀴의 절충형, 높은 시트, 부드러운 주행감, 편리한 폴딩과 언폴딩, 넓은 장바구니. 
Made in ITALY (잉글레시나 공장은 이탈리아에 있다고 한다)
내가 원하는 모든 조건을 다 갖춘 모델이었다.
이 정도면 나도 내 바람을 좀 내려놓고 '절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나는 이 유아차를, 출산 이후에도 바로 구입하지 못했는데... 
첫만남이용권의 지급일이 출생신고 이후 며칠 뒤라는 점도 있었지만 
말 못 할 사정이 있어서...
캐럿마켓에서 5만 원 주고 스토케 익스플로리 V4 모델을 -낡았지만 상태는 좋은 편이었다- 사 와서... 썼었다...
아니 잠만 V3였던 것 같다.
아무튼 그 녀석은 이름값을 했고, 꽤 괜찮았기 때문에 이대로 그냥 새 유모차값을 세이브할 수 있는 걸까? 생각도 잠깐 했었지만
가장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는데
 
너무 컸다.
 
폴딩을 하려면 할 수는 있었다. 어... 그것도 폴딩이라고 부를 수 있는 거라면...
앞바퀴와 뒷바퀴가 조금 가까워지게 만들어서 어딘가에 기대어 세워 둘 수 있었다 (혼자는 서지 못함) 
좁은 집... 현관에는 당연히 세워둘 수 없고 복도에 세워놔도 이웃의 통행을 방해하는 수준이었다...
나는 그때 또 우리 집이 복도 제일 첫 집이라는 사실에 짜증이 났다... 
그리고 그렇게 큰 주제에 장바구니가 매우 허술했다.
지금의 스토케 익스는 그 단점들을 많이 보완했지만... 그래도 대세에서 밀려났음은 확실한 것 같은데... 아무튼.
그 녀석을 끌고 도보 편도 20분 거리의 병원에 다녀오는 길에 갑자기 너무나 짜증이 났던 나는
반쯤은 홧김에 병원과 집 사이의 유아용품 매장에 들러
일렉타를 지르고 말았다. 
 
 

 
 
여기까지 너무 오래 걸렸습니다. 혹시나 일렉타 사용기가 필요해 읽고 계신 분이 계시다면 죄송... 이제 시작해요
바로 가지고 올 수도 없는 상황이었고 (다른 유모차를 끌고 갔었으니까) 매장에 재고도 없었던 모양이라
택배로 받았다.
 
2022년 6월 당시에는 다섯 가지 색상이 있었고, 현재도 다섯 가지를 판매하고 있다.
근데 글로벌 사이트에는 그린 색상(Tribeca Green)이 추가되어 있다. 원래도 있었는데 우리나라에 공식수입을 하지 않은 건지는 잘 모르겠다.
노리타 베이지 색상이 제일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당시에 구매하려면 한 달을 대기해야 했고
지금 당장 새 유아차를 몰고 싶다는 충동에 사로잡혀 있었던 나는 그걸 기다릴 수가 없었는데... 
이것저것 고민하다가 매장에는 있지도 않았던 소호 블루-네이비 색상을 고르고 말았다.
소호 블루 컬러가 예쁘지 않다는 것은 아니지만, 내 취향과는 조금 떨어져 있어서 이건 늘 후회하는 부분이다.
그냥 기다리거나 아님 그레이나 블랙을 할걸...
신중하게 골라서 꼭 원하는 색상으로 선택하세요.
 
 

 
앞바퀴는 조립된 상태. 
시트와 캐노피(프레임이 끼워져 있음), 뒷바퀴, 풋머프가 동봉되어 있다. 컵홀더도 있다.
지금도 하고 있는 이벤트지만 구매하면 이너시트를 증정하는데, 이너시트는 따로 도착했다.
 
조립이랄 것도 없이 시트 씌워 똑딱이 채워주고, 캐노피 프레임 꽂고, 뒷바퀴도 꾹 꽂아주면 끝.
유모차 짬바가 있는데 그 정도는 뭐...
 
 
일렉타의 가장 큰 장점은 위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 디럭스급 안정감 (뒷바퀴에는 서스펜션이 없지만 유모차의 구조가 안정적인 편)
- 175도~95도 시트 포지션 (총 네 가지 각도. 신생아를 눕혀서 태울 수 있다) 
- 높은 시트 (타사의 절충형 모델은 너무 낮아서 신생아를 태우기에 조금 불편해 보였다)
- 넓은 장바구니 (최대 40L. 장보기가 무섭지 않음)
- 양대면(마주보기, 앞보기)가능하며 양쪽 모두 폴딩가능
 
 
 

 
 
폴딩한 상태로 혼자 서있는 모습을 보면 감탄스럽기까지 하다...
폴딩도 어렵지 않아서, 익숙해진 지금은 아기를 한 손으로 안고도 가능하다 (폴딩, 언폴딩 모두 한 손으로 할 수 있다)
마주보기를 한 상태에서는 아기가 앉는 부분이 바깥쪽으로 드러나는데, 그 덕분에 백일 전후의 아기에게 필요한 두꺼운 라이너를 깔아놓고도 아무 간섭 없이 폴딩이 되는 점이 좋았다. (시트를 반으로 접어 폴딩 해야 하는 경우에는 두꺼운 라이너 때문에 시트가 안 접혀 폴딩이 잘 안 되는 경우가 생긴다)
먼지 탈까 신경이 쓰여서 현관 안에 보관을 하고 있긴 하지만.
앞보기를 할 때에는 시트를 접어야 하는데, 그때는 두꺼운 라이너가 필요 없을 시기라 괜찮을 듯.
 
 

 
 
시트 포지션은 네 가지 각도로 조절되며, 제일 세운 각도는 약 95도라고 한다. 
아기가 등을 바로 세워 앉을 수 있다. 이거 생각보다 꽤 중요함. 아기가 허리에 힘이 생기면 누워있지 않고 앉아만 있으려고 하는 시기가 오는데, 이때 유모차 거부가 생기기도 한다. 
다행히 우리집 둘째는 살짝 눕혀놔도 잘 타긴 함.
 
캐노피는 지퍼로 확장이 가능하고, 앞에 보조캐노피를 한 번 더 펼 수 있어서 시트가 약간 올려놓고 있을 때는 캐노피만으로 아기가 완전히 다 가려진다. 누워있을 때도 꽤 많이 내려오지만, 나는 벌레유입도 막을 겸해서 유모차 덮개를 사용했다.
제일 뒤쪽에 벨크로로 여닫을 수 있는 매쉬창이 있어서 아기를 확인하거나 통풍이 되게 할 수 있다. 
매쉬창을 지퍼 안쪽에 숨겨놓은 유모차도 종종 있는데 그런 경우 여닫다가 지퍼에 망사가 찝혀서 찢어지는 경우가 가끔 있다... 피눈물... (경험 있음) 일렉타는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된다.
 
 

 
8.7kg이고, 가볍냐고 하면... 그렇진 않다. 그래도 혼자 차에 싣고 내릴 수 있는 정도의 무게감이다. (힘이 센 편이긴 함) 
핸들링은 아주 만족스럽다. 보도블록 상태에 따라 좀 다르긴 한데, 어지간하면 짭버기보드에 15kg 첫째 앉히고도 한 손으로 밀 수 있다. 
디자인은 약간 취향을 타는 것 같긴 하다 ㅋㅋ 내 눈에는 예쁜데 투박해서 싫다고 하는 엄마들을 종종 봤음.
 
 
장점은 실컷 이야기했으니 10개월 간 사용하고 느낀 단점을 적어보자면
 
일단 공식 호환 액세서리가 적다.
방한커버, 방풍커버, 레인커버는 필수라고 생각하는 편이고, 풋머프, 윈터머프, 기저귀 가방... 끝
컵홀더가 유명무실하다는 점을 생각했을 때 매우 아쉬운 부분이다ㅠ 컵홀더가 아이를 위한 것이라고는 하는데 (간혹 음료가 아기에게 쏟아질 수 있어서 위치를 낮춰놓았다는 의견도 있음. 정설은 잘 모르겠다) 보호자가 사용하기에는 너무 낮아서 나는 컵홀더를 포기했다... (사제를 찾아서 달자니 프레임이나 가죽손잡이에 자국 남는 게 싫었다ㅠ)
그리고 휠보드/버기보드 있었으면 좋겠다... 첫째가 있는 집에서는 너무나 아쉬운 부분임. 
위의 사진에서처럼 사제 보드를 중고로 구입해서 사용하긴 했는데 영 퀄리티가 별로라서 힘들었다. 그래도 그 사이 첫째도 좀 커서 이제는 필요가 없을.. 지도..ㅎㅎㅎ
아무튼 프리미엄 브랜드치고는 액세서리 종류가 좀 적은 듯. 안 그래도 애 키우느라 바쁜데 호환되는 걸 찾아서 구매해야 하는 품을 좀 들여야 한다…
 
이건 내가 느낀 단점은 아닌데, 발받침 각도 조절이 아쉽다는 의견도 있더라.
발받침이 시트와 일직선상으로 세워지지 않고 약간 처진?다. 나는 딱히 신경 쓰지 않아서... (아직 아기 다리가 거기까지 내려오질 않고, 오히려 약간 내려오는 게 편한 게 아닌가...?)
아무튼 발받침은 기본이 180도고, 두 개 각도로 움직이는 거라고 하는데(135도, 90도) 폴딩 할 때 그 부분을 위로 젖혀서 접는 거라서 그렇게밖에 못 만든 것인가 싶긴 하다.

또 하나 조금 아쉬운 점은 손잡이 언폴딩(높이 조절)이 한 손으로는 불가능 하다는 것. 가끔 미리 펴놓아야 되는데 (가방 걸려고) 아기를 안고 나온다거나 반대로 접기 전에 아기를 꺼내거나 이래가지구… 핸들 안쪽의 버튼을 두개 동시에 눌러야 접히기 때문에 꼭 두 손을 다 써야 하는 점이 조금 아쉽다.
 
 
 
유모차는, 엄마가 사용하는 거지만 아기의 물건이고, 그렇다보니 뭐라고 할까..  
몇 백만 원 턱턱 써도 상대적으로 가책이 덜 느껴지는 품목인 것 같다. 
가계 사정에 비해 무리해서 유모차를 구입해도 어쨌든 이건 아기를 위한 거니까, 라는 생각으로 조금 마음이 가벼워지는?
(사실 그런 무리하게 만드는 유모차가 나중에 중고로 팔 때도 가격 방어가 좀 되긴 하는데…)
근데 평생 사용하는거 아니니까 중고로 구입해서 써라, 이것도 맞는 말이다. 또 누가 그랬다지 아이한테 너무 많은 돈 쓰지 말라고.
어렵다.
무엇이 현명한 소비다 아니다 평가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봄. 
그런 의미에서 그냥 주양육자가 원하는 유모차-무엇이든간에- 만족하면서 쓰고 깨끗하게 관리해서 나중에 중고로 팔거나 물려주거나 하는게 제일 바람직하지 싶다. 오며가며 남의 유모차만 쳐다보지말고…
내 얘기라서 밑밥 까는 거 맞음…ㅎㅎㅎ…
 
 
아무튼
일렉타는 가성비 가심비 모두 채워주는 바람직한 절충형 모델이라고 봅니다.
노리타 베이지 실물 너무 예쁘더라고요ㅜㅜ 소호 블루도 나쁘진 않아요 취향차이긴한데... 엄마들 취향 비슷하지 않으려나?ㅋㅋㅋ
유럽 엄마들은 네이비 좋아한대여... 뭐 그렇다대여...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께 감사드립니다. 행복하고 즐거운 육아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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